“‘K-콘텐츠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MHGA 등 글로벌 정책 대응 중요” “보호무역은 경제 전체 파이를 줄이는 ‘제로섬 게임’도 아닌 ‘마이너스섬 게임’” “구조 개혁을 통해 할리우드 이후(Post-Hollywood) 시대의 새로운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디지털미래연구소(대표 권오상)는12월 2일(화) 오후 1시 30분부터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글로벌 정책 변화에 다른 국내 콘텐츠 산업 대응방안’ 을 주제로 ‘미디어·콘텐츠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포럼5’를 개최했다.
디지털미래연구소 권오상 대표는 디지털미디어 환경은 이미 국경을 넘어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의 법·제도는 여전히 전통적 리니어TV 중심 체계에 머물러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간극이 빅테크 플랫폼과의 격차를 더 벌어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기능한다고 진단했다. 권오상 대표는 오늘 포럼을 통해 글로벌 규범과 정책 변화가 국내 산업에 주는 시사점을 짚어보고, 제작사·플랫폼·창작자·이용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제도 설계, K-콘텐츠와 국내 OTT가 취해야 할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제작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MHGA(Make Hollywood Great Again) 정책을 추진하며 자국 영화 산업 보호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콘텐츠 산업 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K-콘텐츠가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MHGA 정책에 대한 대응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디지털미래연구소 이찬구 연구위원이 ‘MHCA 정책영향 분석’에 대해 발표하고, K-엔터테크 허브(K-EnterTech Hub) 한정훈 대표가 ‘MHGA 정책&국가별/기업별 대응’에 대해 발표했다.
먼저 이찬구 연구위원(디지털미래연구소)은 미국 MHCA 정책이 한국 콘텐츠 산업의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위원은 MHCA 정책이 전체 한류 생태계 및 K-Culture 수출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 예측하면서, 최근 글로벌 규범 변화와 MHGA 정책 등으로 인해 미국 시장 의존도가 갖는 구조적 위험성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우리 콘텐츠 산업 역시 수출 시장의 다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B2C 직접 판매 확대, 현지화 전략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우리도 통상·외교 역량을 콘텐츠 전략에 집중하고, 현재의 단품 중심 수출 지원 정책은 한계가 명확한 만큼, 콘텐츠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재정립하고, 균형성장을 도모하는 종합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한정훈 대표(K-엔터테크 허브)는 MHGA정책의 등장 배경을 할리우드의 구조적 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영화 및 TV 제작 활동이 2022년 대비 36% 감소하는 등 미국 제작 생태계가 급격히 위축되자, 100% 관세를 통해 해외 제작을 미국으로 되돌리려는 보호주의적 정책 기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특히 MHGA마스터플랜의 핵심으로 Section181 한도 대폭 확대, 연방 차원의 세액공제 신설, Fin-Syn 규칙의 부활, 데이터 투명성 강화 등이 포함되었다고 제시하면서, 해외 각국 및 플랫폼이 대응 전략을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정훈 대표는 한국도 범정부TF 구성, 예산 지원, 글로벌 협력 제작 및 AI 도입 등 미국의 관세 정책에 국가적으로 대응할 것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구조적 개혁을 통해 MHGA 위기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설정하고, 할리우드 이후(Post-Hollywood) 시대의 새로운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좌장 주정민 전남대학교 교수)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성훈 본부장(씨네21)은 무엇보다 산업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MHCA 관세 부과로 북미 지역에서 한국 영화의 수입가격이 상승하면, 현지 배급사들이 한국 영화의 구매 자체를 주저하게 되고, 북미 시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홍보·마케팅 비용 지원, 일정 편수 이상 한국영화를 수입하는 북미 수입사에 대한 금융지원(인센티브) 등과 같이 실제 구매·배급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접적 지원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김 본부장은 완제품 판매(한매) 외에도 북미 제작사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 개봉까지 연결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제작사와 북미 스튜디오가 협업하여 현지 개봉까지 이어진 사례들도 등장하고 있어, 이러한 방식이 사례의 다양성과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하영 부연구위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MHGA 정책은 단순한 정치적 슬로건이 아니라 한국 콘텐츠 산업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실체적 변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변화가 우리 산업을 휩쓸어버릴 ‘보이는 파도’가 될지, 혹은 우리가 그 파도에 올라타 구조적 전환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지가 당면 과제라 지적하였다. 오 부연구위원은 단순히 완성형 영상물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작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공동제작, 스토리 기반의 IP 개발, 세재혜택 전략 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유건식 교수(성균관대학교)는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수출액이 몇 년 사이 하향 추세로 전환하고 있으며, 방송·영화 수출은 둔화되는 반면 게임 분야는 여전히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출만을 염두하고 전략을 세우면 오히려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자동차 산업의 해외 확장 모델을 예로 들며, 한국 콘텐츠 산업 역시 미국 스튜디오의 지분 인수, 합작 스튜디오 설립, 현지 제작 기반 확장 등을 통해 수출 중심 모델에서 ‘현지 기반 제작 모델’로 전략적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원 교수(경희대학교)는 미국의 MHCA 정책을 단순히 관세 차원의 대응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유통을 주도할 수 있는 국가 단위의 ‘거버넌스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에서 ‘문화강국’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미디어 콘텐츠 활성화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명명하고, 이를 뒷받침할 범정부 차원의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국가 단위의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